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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그의 집안, <샤르> 는 은 무예로 이름난 금월의 한 명가였다. 가문이 홍화로 옮겨와 살게 된 것은 두 대 전부터의 일로, 금월과 홍화 왕실 간의 혼인을 기해서이다. 금월의 왕가와도 같던 중심 가문 '유스흐' 의 차녀 라이라가 41대 왕의 둘째 후궁으로 올 때, 그의 조부는 호위 무사로서 귀인의 수행길에 올랐다. 이를 위하여 가문은 홍화로 자리를 옮겼으며, 당시 젊은 무사였던 조부는 긍지와 사명감을 가지고 낯선 땅에 발 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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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당도한 붉은 꽃의 나라에는 이해할 수 없는 풍파들과 부당한 계략들이 가득 도사리고 있었다. 화합을 위한 외교였을 뿐인데 어째서 원하지도 반기지도 않는 분란에 끌려들어가야만 하는가. 홍화의 궁중 암투로 유스흐의 라이라, 둘째 후궁이자 그가 모셔야 할 분은 이른 죽음을 맞이하고 만다. 혼란스러운 통에도 그는 라이라의 딸인 여화의 사고사를 위장하여 조금이나마 더 목숨을 부지하도록 도왔다. 그러나 노력도 무심하게, 지키려 했던 마지막의 사람마저 쇠약하여 떠나보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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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땅히 해야 할 책무를 다하지 못하고 결국 지켜낼 수 없었다' 는 부채감을 안고서, 신념이 설 곳을 잃은 무사는 남은 세월을 흘려보내다 끝내 한탄으로 생을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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