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이야기가 마무리지어지고 나서.
팔 년간 익숙하던 직장을 나오고 아버지와도 의절하고 나서.
바람이 손을 잡아끌어 곧장 향한 곳은 어디였을까?
―소요 님, 홍화로 돌아가면 아주 간만에 강에 배나 띄우겠습니까?
―네가 나 따라 지고로 가게 되면 어차피 큰 배를 타고 다닐 터인데 그리 말을 함은, 아주 실컷 놀다 가겠다는 소리겠구나. 고생에 배로 쳐서 말이지.
―그렇잖아도 별일 아닌 척 보내진 일에 온갖 고초를 겪었으니 좀 억지를 써서라도 휴가를 길게 내어 버릴 생각은 했습니다.
―군이 움직인 뒤로는 잡설이 많을 것인데 과연 네 상전이 억지를 들어먹어 줄까. 그럼 나와 내기나 하나 하자. 이틀 이내로 휴가 허락을 받으면 홍화에서도, 지고에서도 신선 놀음을 하는 게야.
그것이, 소요 님. 생각을 하자 웃음이 나와 잠시 멈추어지질 않았다. 제가 퇴직을 해 버렸단 말입니다. 휴가를 아주아주 길게 내어 버린 셈입니다. 뱃놀이도, 축제도, 바다도 우리가 전부 다 가 보아도 되겠습니다. 그렇게 시간을 얼마든지 보내어도 다 좋도록 되었다는 말씀입니다.
꺾어든 버들가지 휘적이는 손이 가벼이 우쭐거렸다. 붉은 신 높은 발걸음이 날래다. 그래, 바로 이것이었지. 이렇게 다음 이야기가 시작했을 것이다.
―어찌 찾아와 주었구나. 일의 수습들이 아직 바쁠 터인데.
아직 다 끝나지 않은 그 무언가가 마음속에서 옴틀옴틀 그 태동을 하는, 시작은 담백하고도 올곧았다.
보고 싶어서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당신을 아주 많이요.
―내기를 하기로 약속을 했잖습니까. 저 연이가 아주 크게 이겨 버린 듯합니다만?